첫 장을 망칠 용기: 2026 오프닝 세레머니 (Vol. 3, 26년 01월)
2026-01-01새 다이어리,
언제까지
모시고 살래?
2026
오프닝 세레머니
Happy New Year!
새해 다이어리를 살 때 우리는 꽤나 큰 돈과 시간을 씁니다. 신중하게 디자인을 고르고, 종이 질감을 따지고, 배송을 기다리죠. 그래서인지 막상 책상 위에 도착한 새 노트를 보면 묘한 압박감과 부담감이 느껴집니다.
'예쁘게 써야 하는데...', '망칠까봐 손을 못 대겠어'
저 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보면 새 다이어리 시작하기 전에 '예쁘게 써야 하는데...', '망칠까봐 손을 못 대겠어'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마치 다이어리가 아주 귀한 손님이 되어버린 거죠. 그렇지만 귀한 손님을 모시듯 다이어리를 모시고 살게 되는 순간, 기록은 즐거움이 아니라 숙제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이 귀한 손님을 내 손에 착 붙는 만만한 도구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와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사이가 되도록 길들이는 과정이죠.
딱 5분의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머리는 비우고 손만 움직이는, 쏙(Soque)의 오프닝 세레니를 소개합니다!
Step 1. 겉모습 길들이기
새로 산 다이어리는 모두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이 공책에 '내 꺼'라는 꼬리표를 달아주세요. 거창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기술은 필요 없습니다.
이름표 붙이기: 라벨기로 내 이름을 뽑아 붙이거나, 굵은 네임펜으로 표지에 과감하게 이니셜을 적어보세요.
덕지덕지 스티커: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있죠? 서랍 속에 잠자던 스티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골라 표지에 툭 붙이세요.
삐뚤어져도 상관없습니다. 그게 내 다이어리의 매력이니까요.
저는 스티커 북을 꺼내 덕지덕지 붙여주었습니다. 마침 'DO NOT DISTURB' 라는 문구 스티커가 있어서 붙여주었어요. 이제 50m밖에서 봐도 제 다이어리임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꾸며주고 나니 더욱 애착이 생겨요.
Step 2. 속지 길들이기
장비 점검: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첫 장은 가장 두렵지만, 동시에 가장 만만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이곳을 '펜 테스트 구역'으로 사용해보세요. 갖고 있는 펜들을 꺼내서 그어보세요. 이 펜은 뒷비침이 있네?", "이건 좀 뻑뻑하네?" 하며 펜과 종이의 궁합을 맞춰보는 시간입니다.
문장 필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 가슴을 울렸던 영화 대사, 혹은 힘이 되는 노래 가사를 적어보세요. 내 생각은 나중에 적더라도, 우선 좋은 문장으로 첫 단추를 끼우는 겁니다.
OPENING MISSION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의 한 구절, 가슴을 울렸던 영화 대사, 혹은 힘이 되는 노래 가사를 적어보세요. 만약, 무엇을 적어야 할지 고민이 되신다면, 이번 달 '쏙' 필사 문장을 한 번 적어보시길 추천 드려요.
어떤가요? 깨끗했던 첫 장에 잉크 자국이 남고 표지에 스티커가 붙는 순간, 비로소 이 노트는 어느 브랜드의 상품이 아닌 '나의 물건'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 만만해진 녀석과 함께라면 어떤 이야기든 편하게 쓸 수 있을 거예요.
Soque — where stories soak 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