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올해의 나, 잘 지냈을까? (Vol. 2, 25년 12월)
2025-11-01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가을은 언제나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에요.
햇빛은 또렷해지고, 공기는 맑고 차가워져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문장 하나가 유난히 오래 머물고, 그 문장을 따라 마음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죠. 이번 11월 호를 ‘독서 기록’으로 정한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책을 읽는 일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일을 넘어, 내 안의 감정을 흔들어 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읽는 동안 타인의 이야기를 빌려 나를 들여다보고, 글을 덮은 뒤엔 그 여운을 붙잡으려 펜을 듭니다.
읽고,
머물고,
쓰다.
기록은 언제나 그 ‘여운’을 붙잡는 행위에서 시작돼요. 읽고 지나가면 사라질 뻔한 감정들, 금세 흩어질 생각의 조각들이 기록이라는 그릇에 담기며 비로소 나의 일부가 됩니다. 책 속의 인물에게서 나를 발견하고, 그 감정의 결을 문장으로 남기며 우리는 조금씩 자라나죠.
그래서 이번 달 Soque는 ‘읽고, 머물고, 쓰는’ 과정을 함께 나누고자 했어요. 단 한 문장이라도, 한 줄의 밑줄이라도 괜찮아요. 그 문장이 당신의 하루를 머물게 하고, 그 하루가 다시 새로운 기록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책을 덮고 나서 찾아오는 그 조용한 시간, 그때의 마음이야말로 진짜 기록의 출발점이 아닐까요. 이번 호가 여러분의 그 시간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Soque가 엮은
11월의 기록 노트 한 권

책을 읽고 난 뒤 이어지는 여운의 시간, 그리고 그 여운을 머물게 하는
다양한 ‘기록의 방식’을 담았습니다.
*
이번 호에서는 책을 읽은 뒤 떠오른 생각을
정리하는 작고 간단한 기록법을 소개하고,
*
SNS 속 기록 친구들의 실제 독서 노트를
함께 엿봅니다. 다른 이들의 노트 속에는
각자의 세계와 감정의 리듬이 숨어 있어요.
그 페이지들을 넘기며 우리는 ‘다른 누군가의
기록에서 나의 감정을 발견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될지도 몰라요.
*
저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 문장을
필사 문장으로 소개합니다.
그 문장을 따라 쓰는 동안,
다시 한 번 마음속의 울림이
선명해지는 순간들이 있죠.
누군가의 문장이 당신의 마음을 건드리고,
그 여운이 또 다른 기록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
책과 기록 사이의 거리를 조금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작은 기록 아이템들도 함께 전합니다.
이 작은 물건들이 당신의 ‘읽기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고 풍요롭게
채워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생각이 머무는 그 조용한 틈에서, 기록은 언제나 시작됩니다. 이번 11월 호가 당신의 그 시간에 닿아, 읽고 싶고, 쓰고 싶고, 조금 더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계절이 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