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이 되어주는 문장들 (Vol. 4, 26년 02월)
2026-02-01[쏙 문구함: SPACE]
다가올 계절을 기다리며 걷는
서촌 문구 산책
무거운 겉옷이 조금씩 답답해지고, 마음은 벌써부터 다가올 따뜻한 계절을 기다리게 되는 요즘입니다. 완연한 봄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쌀쌀하지만, 공기 중에 미세하게 섞인 포근한 기운을 느끼다 보면 좁은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걷고 싶어지는 날이 있어요. 그럴 땐 고즈넉한 돌담길마다 다정한 이야기가 숨어있는 서촌으로 향합니다.
경복궁역의 붐비는 인파를 뒤로하고 골목 안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기록하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을 문구점 네 곳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자리한 방앗간들을 구경하다 보면 반나절이 휘리릭 지나가 버리니, 이곳을 방문할 때엔 넉넉한 시간과 여유로운 마음이 필수랍니다.
이번 달 <쏙 문구함 - 서촌>은 소란스러운 일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새로운 계절을 나의 취향으로 채워갈 도구들을 미리 수집해 보는 산책 코스입니다.
01
일상에 작은 미소를 더하는,
리틀템포
주소
자하문로7길 21 2층
영업시간
수-일 13:00 - 19:00
(매주 월/화 정기휴무, 3/1 임시휴무)
서촌 골목의 정겨움을 꼭 닮은 디자인 샵입니다. 공간에 들어서면 귀엽고 따뜻한 일러스트가 그려진 문구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무거운 고민은 잠시 내려두고, 다가올 일상에 소박한 위로를 더해줄 귀여운 엽서나 스티커를 가방에 쏙 담아오기 좋은 곳이에요.


귀여운 도장들도 한가득이고요,
귀여운 스티커들과 마그넷까지! 진짜 귀여운 아이템들이 너무 많아서 저의 지갑이 또 활짝 열리고야 말았습니다.

💬 Editor ez
감사 기록 모임 챌린지 성공하신 분들께도 문구 나눔 할 겸 또 이것저것 잔뜩 담아왔어요 🙂

02
새로운 다짐을 담아내는,
올라이트 (ALLWRITE)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가길 41 상가 1층
영업시간
13:00 - 18:00
(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서촌을 걷다 마주치는 작고 따뜻한 아지트입니다. 1년, 한 달, 그리고 하루의 시간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다이어리와 노트들이 가득해요. 가방에 쏙 들어가는 수첩이나 다정한 색감을 닮은 엽서를 수집해 오면, 다가올 평범한 일상도 특별한 기록이 될 것 같은 설렘을 줍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큰 창으로 햇살이 가득 쏟아지면서 식물과 한쪽 벽면에 가득한 엽서들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줍니다. 올라이트는 투박하면서도 따스한, 정겨운 느낌이 드는 공간이에요.

💬 Editor ez
ez 에디터의 2026년 불렛저널 다이어리는 바로 이 곳, 올라이트의 제품인데요. 올라이트의 레더커버를 눈여겨보다가 하나를 구매했고, 그 안에는 B6 128페이지 노트를 끼워서 사용하고 있어요.
2달 정도 쓰면 딱 끝이 보여서 새로운 노트를 꺼내야 하는데 이렇게 노트를 자주 바꾸면 새롭게 환기도 될 것 같아 올해는 이렇게 사용해보려고 해요. 올라이트 서촌점의 느낌은 파리의 빈티지한 서점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기도 해서 살 게 없어도 자꾸만 방앗간처럼 방문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공간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곳입니다.
03
따뜻한 종이의 온기,
파피어프로스트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7길 68-4 1층
영업시간
수-일 13:00-19:00
(월/화 정기휴무, 3/1 임시휴무)
서촌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한 아날로그 키퍼의 오프라인 공간입니다. 이곳은 수많은 기록인들에게 다정한 영감을 주는 곳으로 유명해요. 단순히 도구를 진열해 두는 것을 넘어, 제품들을 활용한 다양한 기록 방식들을 직접 보여주거든요. 매장 곳곳에 남겨진 다정한 기록들이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져 있어서, 언제 가도 새로운 영감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막막한 날, 마음을 적어 내려갈 나만의 방식을 찾고 싶을 때 조용히 시간을 내어 들러보기 좋습니다.


참새가 방앗간 찾듯 저도 서촌에 가면 항상 방문하는 곳이에요. 파피어 프로스트에서는 이들이 얼마나 기록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는데요, 다양한 기록의 모습과 도구를 다채롭게 소개하는 이 공간은 그저 이들의 기록을 보고만 있을 수 없는 기록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무엇이라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을 알고 있는 듯 한 쪽 공간에는 기록을 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요. 필기구들과, 여러가지 스템프, 그리고 간단한 스티커들이 준비되어 있는 이 책상 위에서 자유롭게 오늘의 기록을 써 내려가 봅니다.

04
조용한 정원 같은 곳,
스물트론스텔레
주소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7길 8 1층
영업시간
화-목 13:00-19:00
금-일 09:00 -20:00
(월요일 정기휴무, 3/1: 13:00-20:00)
썸무드 디자인의 다정한 무드가 깃든 이 공간은,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유행을 타지 않는 단정한 연필과 만년필, 노트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요. 조용하고 맑은 공기 속에서 새 계절 내 마음을 단단하게 지켜줄 묵직하고 클래식한 기록 도구를 발견하기 좋은 곳입니다.


’스물트론스텔레(Smultronställe)'라는 이름은 스웨덴어로 직역하면 '야생 산딸기가 자라는 곳'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스웨덴 사람들은 이 단어를 '나만 아는 조용하고 소중한 안식처'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비밀정원’ 같은 의미로 즐겨 쓴다고 해요. 단어의 의미처럼 저만 알고 싶은 조용한 안식처인데… (라고 하기에는 이미 너무 유명한 것 같기도 하지만) 여러분들께 특별히 소개해봅니다. (속닥속닥🫢)

저는 스물트론스텔레에서 프레피 만년필을 하나 구입했어요. 사실… 남편이 쓰던 만년필이 집에 있는데 자주 안쓰니 잉크가 자꾸 굳더라구요. 굳은 잉크를 다시 녹여서 쓰는 건 번거로워서 손이 잘 안갔는데 프레피 만년필은 잉크 충천없이 카트리지로 가볍게 갈아끼울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구요. 안내에 딱 입문자용으로 추천한다고도 쓰여있고 하길래 이번 기회에 만년필에 제대로 입문해볼까 싶어서 데려왔습니다. 하핫

그리고 스물트론스텔레에 꼭 와보고 싶었던 이유! 바로 종이를 골라서 나만의 다이어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종이 테스트도 가능해서 직원분께 말씀드리면 다양한 필기구를 다양한 종이에 테스트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내친김에 종이 테스트까지 해봤어요. 여러 종이에 다양한 필기구를 사용해봤는데 이렇게 종이에 집중해본 건 처음이었어요. 오로지 종이와 나의 느낌에 집중하여 어떤 종이가 나에게 잘 맞는지 알아보는 시간이 새롭고 즐거웠어요. 저는 종이 자체를 볼때는 거칠거칠하고 러프한 느낌의 종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종이 위에 글자를 써내려갈때는 거칠거칠한 느낌보다는 부드럽게 써지는 느낌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편안하고 기분좋게 맞아주시는 직원분들 덕분에도 스물트론스텔레는 기분 좋은 공간이었어요. 이 곳을 나오면서 꼭 다짐했어요. 앞으로 여행갈 때마다 이 곳에서 '여행 노트' 한 권을 만들어 가겠다고! 내가 직접 고른 종이로 여행 다이어리를 만들어 여행 다닐때 사용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행 일정에 따라 종이 매수도 정할 수 있으니 여행 다이어리로 한 권씩 만들어 책꽂이에 꽂아두면 얼마나 뿌듯할까요.
이렇게 서촌의 문구점 네 곳을 함께 둘러봤는데요, 어떠셨나요? 제가 방앗간처럼 자주 들르며 좋아하는 공간들을 여러분에게 소개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쁜 마음입니다. 이미 유명한 곳들이라 익숙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매번 들르는 공간에서도 늘 새로운 이야기와 도구를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이번 글을 통해서도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때로는 익숙함 속에서 더 깊은 친근함을 느끼셨기를 바랍니다. 저는 다가오는 계절을 맞아 만년필로 글을 쓰는 취미를 새로 들여보려고 해요. 여러분은 새로운 계절, 어떤 기록 도구로 여러분만의 취향을 채워가실 건가요?
"여러분은 새로운 계절, 어떤 기록 도구로 여러분만의 취향을 채워가실 건가요?"
이번 주말, 쏙 에디터의
산책 코스 따라가기
Soque — where stories soak in

